파푸아 반정부 시위 격화…건물 방화에 실탄 대응 "7명 사망"

입력 2019-08-30 11:27
파푸아 반정부 시위 격화…건물 방화에 실탄 대응 "7명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호주 북쪽 뉴기니섬의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에서 발발한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공공기관 건물이 불타는 등 시위 양상이 거칠어지자 군경은 실탄과 최루탄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6명과 군인 한 명이 숨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현지 매체들은 시위 참석자를 인용, 파푸아 데이야이에서 지난 28일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했다고 보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시위대를 향해 총이 발사돼 6명이 죽고 두 명이 심각하게 다쳤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시위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도 시위대 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주도 자야푸라의 시민들도 건물과 차량을 불태우는 등 격렬하게 시위에 나섰다. 일부는 경찰과 상점을 향해 돌을 던졌고 칼 등 무기도 동원했다.

경찰은 최루탄 등을 쏘며 대응에 나섰다. 당국은 일부 지역의 전기와 인터넷을 끊으며 시위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다만, 시위대 6명이 숨졌다는 보도는 부인했다.

데디 프라세티오 경찰청 대변인은 시위대 사망 관련 보도는 '선동'이라고 부인하며 오히려 "시위대가 활과 칼을 휘둘렀으며 무력 충돌 과정에서 군인 한 명이 숨졌고 경찰 세 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9일 시위대 등에게 진정하라고 요청하며 "무정부주의자나 인종차별주의자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어 파푸아 지역에 대한 개발 지원도 약속했다.



뉴기니섬의 서부에 자리 잡은 파푸아는 50년 전 인도네시아에 편입됐으며 이후 현지 분리주의 단체들은 산발적으로 무장독립 투쟁을 벌여왔다.

파푸아 주민들은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국기 훼손' 혐의로 파푸아 출신 대학생 43명이 체포되고 이들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자 '인종차별'이라며 폭발했다.

이후 파푸아 곳곳에서 소요사태가 발생했고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도 시위가 발발했다.

파푸아 주민은 인종차별 관련 불만 표출을 넘어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독립투표'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