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는 부패에 사로잡힌 나라"…유엔 기구의 마지막 보고서
유엔 반부패 기구, 12년 활동 종료 앞두고 최종 보고서 발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과테말라에서의 12년 활동을 종료하는 유엔 반(反)부패 기구가 마지막 보고서에서 "과테말라는 여전히 (부패에) 사로잡힌 나라"라고 표현했다.
29일(현지시간) 과테말라 일간 프렌사리브레와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과테말라 반면책 국제위원회(CICIG)는 활동 종료를 앞두고 전날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과테말라, 사로잡힌 나라'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CICIG는 정부와 기업계 등에 마피아와 연루된 이들이 있으며, 이들은 "처벌을 면하고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과테말라의 현재와 미래를 기꺼이 희생한다"고 지적했다.
CICIG는 과테말라에 부패 네트워크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부패한 이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민주주의 기관을 왜곡하고 정치 시스템을 조직해서 자신들이 권력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ICIG는 지난 2007년 유엔과 과테말라 정부의 합의에 따라 활동을 시작했다. 과테말라에 만연한 부정과 불법을 조사하는 임무를 부여받았고, 이후 과테말라 사법당국과 함께 전직 대통령 등이 연루된 대규모 부패 수사를 담당했다.
그러나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자신의 대선자금을 수사하던 CICIG와 갈등을 빚었다. 지난 2017년엔 이반 베라스케스 위원장에 추방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결국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내정 간섭 등의 이유를 들어 CICIG의 권한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유엔에 통보하며 CICIG에 1년 이내에 철수할 것을 요청했다.
CICIG는 12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내달 3일 과테말라를 떠난다.
이날 CICIG는 "뒤로 물러나 불법조직의 지배에 굴복할지, 아니면 계속해서 불법 네트워크를 척결하고 강력하고 독립적인 정의 시스템을 구축할지 지금 과테말라 사회는 기로에 놓여있다"고 보고서를 끝맺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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