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아덴서 정부군-분리주의군 일진일퇴…'전쟁속 전쟁'

입력 2019-08-29 19:49
예멘 아덴서 정부군-분리주의군 일진일퇴…'전쟁속 전쟁'

예멘 반군과 전장에선 '아군'…아덴 주도권 놓고 3주째 전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예멘의 임시수도 아덴에서 정부군과 남부 분리주의 세력이 주도권을 놓고 일진일퇴의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양측은 예멘 반군에 맞선 전선에서는 아군이었으나 잠복했던 갈등이 이달 10일 무력 충돌로 표면화하면서 '전쟁 속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분리주의 세력을 후원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양측에 휴전을 촉구하면서 최근 이를 감시하는 위원회까지 설치했으나 내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정부군은 이달 초 분리주의 세력의 공세에 내준 아덴 공항, 대통령 관저 등 주요 지역을 28일 모두 회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하루 뒤인 29일에는 분리주의 세력이 아덴을 다시 완전히 장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통신은 분리주의 세력을 주도하는 남부과도위원회(STC)와 예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안보 벨트'(분리주의 세력의 주력군)가 아덴 시내를 모두 통제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STC의 하니 빈 브레이크 부위원장은 28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아덴 시내로 보이는 곳을 병사들과 함께 순찰하는 사진과 함께 '아덴은 이상 무'라는 글을 올렸다.



알자지라 방송은 29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 아덴에서 양측이 교전을 계속한다면서 아직은 한쪽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예멘 남단 항구도시 아덴은 예멘의 제2 도시로, 반군의 공세에 2015년 2월 예멘 정부가 피신해 임시 수도로 삼았다. 현재 예멘 대통령 등 내각은 사우디에 있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1990년 남북 예멘이 통일된 뒤 북부 중심의 국정 운영에 소외됐다고 주장하면서 아덴을 근거지로 자치권과 권력 분점을 요구했다.

AP통신은 29일 정부군을 지원하려고 아브얀에서 아덴으로 향하던 병력이 공습을 받아 30여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공습의 주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예멘 정부군과 분리주의 세력, 반군 모두 공군력을 거의 보유하지 않은 터라 현재 예멘에서 공습 작전을 하는 전투기는 사우디와 UAE군 소속이 사실상 전부다.

예멘 정부는 이에 대해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하는 UAE를 공습 주체로 지목했다.

아덴에서 내분이 벌어지는 동안 예멘 반군과 사우디의 공방도 계속됐다.

사우디군은 29일 예멘 반군이 사우디 남부 아브하 공항을 향해 크루즈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반군도 크루즈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밝히면서 아브하 공항의 군 지휘통제실과 전투기 격납고를 파괴했다고 주장됐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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