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10월부터 부룬디인 난민 20만명 송환"…유엔은 우려

입력 2019-08-29 01:13
탄자니아 "10월부터 부룬디인 난민 20만명 송환"…유엔은 우려

탄자니아-부룬디 정부 합의…유엔난민기구 "강제송환은 안 돼"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탄자니아 정부가 올해 10월부터 자국에 거주하는 부룬디인 난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밝히자 국제사회에서는 강제송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캉기 루골라 탄자니아 내무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부룬디 정부와 합의에 따라 올해 10월 1일 모든 부룬디인 난민을 송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골라 장관은 탄자니아에서 부룬디인 난민이 없어질 때까지 매주 2천명씩 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난민 송환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부룬디가 평화롭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탄자니아 당국에 따르면 탄자니아에는 부룬디인 난민이 약 20만명 체류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2015년 부룬디의 정치적 혼란을 피해 이웃 국가 탄자니아로 넘어왔다.

2015년 부룬디에서는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연임까지만 인정하는 헌법을 어기고 3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야권의 반발을 샀다.

당시 야권과 시위대를 군인과 경찰들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1천여명이 숨졌고 40만명이 탄자니아,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 등 주변국으로 피란했다.



유엔은 탄자니아와 부룬디가 난민들을 강제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성명을 내고 "부룬디에서 2015년 폭력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치안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현재 상황은 (난민들의) 송환을 촉진하기에 좋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부룬디인 난민들이 고국으로 보내졌다가 또다시 위험에 노출될 개연성을 우려한 것이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부룬디 정부가 비판을 용납하지 않고 정치적 반대 인사들에 대한 즉결처형, 납치, 위협 등을 자행한다고 주장했다.

부룬디 정부는 그동안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룬디는 2017년 10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탈퇴해 논란을 빚었으며 부룬디에서 활동하던 유엔인권사무소는 올해 2월 부룬디 정부의 요구로 폐쇄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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