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우크라-러시아 분쟁 해결 협상에 미국 동참 요청
우크라 방문 볼턴 美 보좌관에 제안…볼턴 "기존 회담 결과 고려해야" 즉답 유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 회담에 미국이 참여해 달라고 제안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하면서 "미국의 '노르망디 형식' 회담 동참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간의 4자 회담을 일컫는다.
4개국 지도자가 지난 2014년 6월 6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뒤 이렇게 불리고 있다.
젤렌스키는 "미국이 돈바스 관련 협상 과정에 좀 더 많이 간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노르망디 형식 회담 동참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돈바스 문제 등 양국 갈등 해결을 위한 협상을 공식 제안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테리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 등도 협상에 초청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노르망디 형식 회담 동참 제안에 어떻게 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볼턴은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돈바스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형식의 회담에도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크림에서 일어나는 일이 순전히 유럽 지역 분쟁으로만 고려돼선 안 된다"면서 "유럽의 평화와 안전 문제는 우리에게도 아주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르망디 형식 회담에 동참하기 위해선 잘 준비해야 하고 기존 회담들의 경험과 긍정적 결과들에 근거해야 한다"면서 "이전 회담들에서 긍정적 구상들이 없었다면 동참하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 독일, 프랑스 등도 아직 기존 회담 형식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볼턴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군수 기술 기업 '모토르 시티'를 인수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특정 기업이나 거래에 대해 거론하고 싶진 않다. 그러한 거래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적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해 중국의 모토르 시티 인수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볼턴 보좌관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앞서 그가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의 군사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협상도 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항공기 엔진과 가스 터빈 등을 생산하는 우크라이나 기업 모토르 시티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가 성사될 경우 중국이 중요한 방산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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