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카 돌연변이 유방암, 마이크로 RNA 보강 요법 개발"

입력 2019-08-28 16:59
"브라카 돌연변이 유방암, 마이크로 RNA 보강 요법 개발"

미 텍사스대 연구진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브라카(BRCA1)' 유전자는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유방암 유전자다. 브라카 유전자가 널리 알려지는 데는,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유방 절제 수술이 계기가 됐다.

졸리는 2013년 유전자 검사에서 브라카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실제로 유방암이 생길 위험이 크다는 의료진의 진단이 나오자 양쪽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졸리는 최근 아들 매덕스의 국내 대학 입학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했다.

브라카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생기는 유방암 세포를 효율적으로 사멸하는 마이크로 RNA 보강 치료법을 미국 텍사스대 의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보건과학센터의 로버트 흐로마스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수석연구원으로 참여한 흐로마스 교수는 텍사스대의 의무 부총장과 의대 학장을 겸임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보도자료(링크 [h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8/uoth-nts082719.php])에 따르면 연구팀은 세포의 유전자 복원에 관여하는 miR223-3p라는 마이크로 RNA에 주목했다.

원래 miR223-3p는 정상 세포의 DNA 복구 과정에서 실수를 막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브라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miR223-3p가 억제돼 암세포의 분열을 차단하지 못한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패트릭 성 생화학·구조생물학 교수는 "miR223-3p를 보충하는 치료법을 쓰면 브라카 돌연변이 암세포가 사멸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올해 예일대에서 영입된 성 교수는 브라카 돌연변이 암의 전문가다.

miR223-3p는 전등의 스위치처럼, 브라카 돌연변이 암세포가 분열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비활성화한다. 이 단백질이 억제되면 브라카 돌연변이 암세포는 스스로 죽는다. 이른바 세포 자멸사(apoptosis)를 하는 것이다.

흐로마스 교수는 "브라카 유전자가 제 기능을 못 해 생기는 암세포의 성질을 역으로 이용해, 제일 먼저 암으로 변하는 데 이용하는 메커니즘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기 전에 miR223-3p의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리면 브라카 유전자와 관련된 질병을 예방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브라카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병이 생긴 환자가 미국에만 82만5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인 400명당 한 명꼴이다.

특히 샌안토니오 등 텍사스 남부는 미국 내에서 이런 환자가 많은 지역으로 꼽힌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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