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수교 70주년 교류 전면 확대…김정은 10월 방중설 나돌아
소식통 "김정은, 10월 국경절 후 북중 수교일 즈음 방중 가능성"
北외교단사업총국 대표단 방중…북중 영화제 양국서 번갈아 개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전방위 교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북한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면서 북미 및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라 북한이 또다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전략적으로 '중국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8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중 양국 지도부는 지난 6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전격 방북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10월 중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중 시기는 신중국 창건 기념일이자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는 10월 1일 국경절이 끝난 뒤 10월 6일 북·중 수교 기념일을 즈음해 이뤄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북·중이 올해 수교 70주년 행사에 큰 공을 들이고 있어 시진핑 주석의 평양 방문에 이어 10월에 김 위원장의 방중이 조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네차례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시 주석도 지난 6월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을 공식 방문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전용 열차로 중국 내륙을 통과하며 중국이 북한의 뒷배임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10월 방중설이 도는 이유는 북미 간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북·중 간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무너진 경제 재건 위해 북미 교섭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한 상황인데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미국과 대립 중인 중국이 다시 필요해진 상황이다. 중국 또한 미·중 무역 전쟁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어 '북한 카드'는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 소식통은 "그동안 한국을 중재자로 북미 간 비핵화 교섭이 탄력을 받았다면 지금은 모든 체계가 중단된 상황"이라면서 "대북 제재 완화가 시급한 북한으로서는 중국을 통해 출구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를 보여주듯 최근 북·중 간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교류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 김 위원장의 5차 방중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김익성 총국장이 이끄는 북한 외교단 사업총국 친선대표단이 베이징에 왔다. 루캉(陸慷)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외교부 대표단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해 북·중 우호 관계를 다진 바 있다.
중국 국제문화전파중심과 북한 국가영화총국은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과 11월 베이징과 평양에서 각각 처음으로 북·중 국제영화제를 개최해 북·중 양국의 문화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북·중 수교일에 맞춰 북·중 우의 미술관 공동 건설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이끄는 북한 대외경제성 대표단도 최근 중국 창춘(長春)에서 열린 제12회 동북아 박람회에 참석해 북·중 경제 협력을 모색했다. 김수길 북한 군 총정치국장을 포함한 북한 군사대표단은 지난 16일 방중해 북·중 군사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강윤석 북한 중앙재판소 소장, 김성남 제1부부장을 북한 노동당 국제부 대표단은 지난달 방중했고, 북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대표단도 베이징을 찾는 등 사실상 북한의 거의 모든 분야의 각급 기관이 중국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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