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마크롱 사과하면 G7 아마존 지원금 받을수 있어"

입력 2019-08-27 23:57
수정 2019-08-28 00:12
브라질 대통령 "마크롱 사과하면 G7 아마존 지원금 받을수 있어"

아마존 열대우림 국제사회 관리 제의에 '발끈'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아마존 산불 진화와 관련한 주요 7개국(G7)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기자들을 만나 "마크롱 대통령이 나와 브라질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철회하면 G7의 지원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마크롱)는 나를 거질말쟁이라고 불렀다"며 "그가 발언을 철회해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2천만 달러(242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돈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브라질과 주변 국가들에 화재 진압용 항공기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환경문제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며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합의 취소를 주장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아마존 주권' 침해를 이유로 G7 지원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국제사회의 관리 아래 두는 문제를 논의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의 국정을 총괄하는 오닉스 로렌조니 정무장관도 "(G7의 지원 제안은) 고맙지만, 그런 자금은 유럽에 다시 나무를 심는 데 쓰는 것이 더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해 제안을 거부했다.

한편,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9천500㎢ 규모로 번지면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공식 통계상 올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은 8만626건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 유역에서 발생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이달 24∼25일 이틀에만 1천113건의 산불이 추가로 났다고 전했다.

브라질 정부는 4만4천여 명의 군병력을 투입해 산불 진화에 나섰으며, 페르난두 아제베두 이 시우바 국방부 장관은 "상황이 단순하지 않지만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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