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 구금 중 반군 용의자 사망…유가족·野 "진상 규명"
군부대 심문 하루 만에 의식불명·한 달 뒤 사망…고문 의혹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군부대에 구금돼 조사를 받던 이슬람 반군 용의자가 사망해 유족과 야당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압둘로 에소무소는 지난달 20일 반군 용의자로 지목돼 남부 빠따니 주(州) 사이부리 지역에서 체포됐다.
체포 직후 심문을 위해 잉카윳의 군부대로 이송된 압둘로는 다음날 오전 화장실 건물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핫야이 송끌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오던 압둘로는 약 한 달이 지난 25일 사망했다.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압둘로가 급성 폐렴과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문으로 인한 사망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언론은 해석했다.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 역시 정부와 이번 사망 사건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태국 남부 지역에서 이슬람 반군과 대치해 온 태국군은 그동안 반군들에 대한 고문 행위로 종종 비난의 대상이 돼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압둘로의 죽음이 고문에 의한 것인지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압둘로의 사촌인 모하맛라하맛 마무는 로이터 통신에 "압둘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투명하게 공개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야당인 퓨처포워드당은 사망 원인을 놓고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관계 당국·의료진·가족 입회하에 부검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국은 불교 중심 국가지만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남부 3개 주와 송클라주 일부 등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 지역은 종교, 인종, 문화적으로 이슬람교 중심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
과거 술탄이 다스리던 빠따니 왕국의 영토였던 이곳은 옛 시암 왕국에 병합되면서 자연스럽게 태국 땅이 됐지만, 이슬람 반군들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테러와 무장분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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