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임에 '비상 정국' 코소보, 10월 6일 조기총선 실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한 달 넘게 권력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코소보가 오는 10월 6일 새 총선을 실시한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심 타치 코소보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의회 구성을 위해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결정했으며, 총선일을 10월 6일 일요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라무쉬 하라디나이 총리는 코소보 내전의 전쟁 범죄 책임을 묻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특별재판소로부터 출석을 통보받은 뒤인 지난달 19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내전 때 알바니아계 반군 지도자로 활동한 그는 "총리가 아닌 시민으로서 특별재판소에 출석할 것"이라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이에 코소보 의회는 총리 사임 한달여가 지난 이달 22일 총 120명 가운데 89명의 찬성으로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을 의결했다.
코소보의 정국 불안으로 오랜 적대국인 이웃 세르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도 미뤄질 공산이 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로 들어설 내각이 세르비아에 강경 노선을 취해 온 하라디나이 전 총리와 달리 유화적인 태도로 협상을 순조롭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온다.
이슬람교를 믿는 알바니아계 인구가 대다수인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수십만명의 사망자와 난민이 양산된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나토가 개입해 1999년 내전이 종식됐고, 코소보는 유엔 승인 아래 세르비아와 평화협정을 맺은 뒤 2008년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유엔 가입조차 거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10년 넘게 서로 적대시하며 정치·경제·외교 등에서 수시로 충돌해왔다.
작년 11월에는 하라디나이 정부가 세르비아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장벽을 세우며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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