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英 항공 승객 1천700만명, 1시간 이상 지연 경험

입력 2019-08-26 19:10
작년 英 항공 승객 1천700만명, 1시간 이상 지연 경험

토마스쿡, 10편 중 1편 이상 1시간 이상 지연돼 '최악'

항공사, 비행횟수 늘리는데만 집중…소비자 손실 보상 규정 미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지난해 영국에서 1천700만명 이상의 항공사 승객이 1시간 이상 출발 지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소비자단체인 '위치?'(Which?)는 영국 민간항공관리국(CAA) 데이터를 토대로 2014∼2018년 1천만회의 비행 출발 지연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영국에서 가장 비행 횟수가 많은 항공사 10곳 중 8곳에서 1시간 이상 지연 출발 비율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기준 승객 1천70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위치는 설명했다.

항공사별로 보면 토마스쿡항공의 1시간 이상 지연율은 2014년 7%에서 지난해 11.5%로 상승하면서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이지젯이 8.7%, 톰스/TUI가 8.1%, 라이언에어 7.8%, 위즈에어 6.2% 등으로 집계됐다.

라이언에어의 1시간 이상 지연율은 2014년 3%에서 두 배 넘게 상승했고, 이지젯과 위즈에어 역시 2014년에는 5%와 3%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큰 폭으로 올랐다.

네덜란드 KLM항공의 지연율은 2018년 2%에 그쳐 10곳 중 가장 낮았다.

영국 내 공항 중에서는 런던 북쪽에 있는 스텐스테드 공항의 1시간 이상 지연 출발 비율이 10%로 가장 높았다.

이는 유럽 최대 공항인 히스로(4%)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항공사들은 이같은 출발 지연율 상승에 대해 날씨와 파업 등 다양한 사유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들이 비행 횟수 늘리기에만 주력할 뿐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인력 등 자원 확보를 소홀히 하면서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마스쿡항공과 라이언에어, 이지젯 등은 모두 2014년 이후 비행 횟수를 30∼70%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출발 지연으로 인해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현재 규정상 1시간 이상 지연에 대한 보상은 없다. 2시간 이상 지연되면 음식과 숙소 등을 제공해야 하며, 3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에만 보상이 제공된다.

이마저도 날씨나 파업 등 항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으로 인한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위치는 "비행기 지연으로 인해 승객들에게 수백 파운드의 손실을 입히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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