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중소기업→글로벌 대기업 성장과정에 9단계 규제장벽"

입력 2019-08-26 06:00
수정 2019-08-26 14:53
한경연 "중소기업→글로벌 대기업 성장과정에 9단계 규제장벽"

"대기업 규제 47개 법령 188건 달해…소유·지배구조 규제가 65건"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9차례 규제장벽에 부딪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현행 법령상 기업 규모 기준으로 적용하는 규제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 규제가 47개 법령에 188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법률별로 금융지주회사법(41개·21.8%)과 공정거래법(36개·19.1%)에 많았다.

금융지주회사법에는 산업자본의 금융지주회사 지분취득 제한, 자·손자회사 지분율 규제, 금융사가 아닌 사업회사 투자금지 규제 등 금산분리 규제와 지주회사 행위 규제 등이 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상호출자·순환출자 금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금융사 보유금지 등이 있다.

한경연은 두 법에서 규정하는 엄격한 금산분리 규제는 산업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신산업 진출을 저해하는 투자 저해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고 주장했다.







내용별로는 소유·지배구조 규제가 65개(34.6%)였다. 상법상 대주주 의결권 제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관련 규제,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회사 관련 규제 등이 이에 속한다.

중소기업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성장하기까지 9단계 규제 장벽이 있다.

자산총액이 5천억원이 되면 규제가 적용 가능한 30개에서 111개로 껑충 뛴다.

공정거래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 규제,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에서 벗어난 대기업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대규모 기업집단에 지정될 때도 규제가 크게 늘어난다. 자산 5조원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면 11개, 자산 10조원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면 47개의 추가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금지, 채무보증 해소, 순환출자 금지 등 대기업 집단 규제 뿐 아니라, 신문법, 방송법, 은행법, 인터넷방송법 등에 따른 관련 기업의 지분 취득 제한과 같은 진입규제도 적용된다.



대기업 규제는 제정된 지 평균 16.4년이 됐다. 30년 이상 된 경우가 17개(9.0%)인데 그 중 10개가 공정거래법상 규제다.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 조항 등은 1986년에 제정돼 가장 오래됐다.

20∼30년 된 규제는 55개(29.3%)이고, 10∼20년이 79개(42.0%)다.

한경연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대기업 차별규제는 과거 폐쇄적 경제체제를 전제로 도입된 것이 대다수"라며 "새로운 경제환경에 부합하고 융·복합을 통한 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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