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1호선' 우키시마호 사건 희생자 등 추도식 도쿄서 열려
메구로 주민 등 60여명 참석…후생노동성, 추모 메시지 보내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등으로 희생된 조선인을 추모하는 행사가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 메구로(目黑)구에 있는 유텐지(祐天寺)에서 열렸다.
유텐지 납골당에는 태평양전쟁에 동원됐던 BC급 전범 사형자와 군속 유골 외에 우키시마(浮島)호 사건 희생자 등 약 700위의 조선인 유골이 임시 안치돼 있다.
대부분은 일본식 개명을 강요당해 일본식 이름을 가진 영혼들이다.
이들 가운데 아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우키시마호 사건 희생자는 280위 정도다.
우키시마호 사건은 일제 패망 후인 1945년 8월 24일 오후 5시 20분께 교토(京都) 마이즈루(舞鶴)만에서 4천730t급 선박인 우키시마호가 폭발로 침몰한 사건이다.
'귀국 1호선'으로 불린 이 배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에 부풀어 있던 조선인 징용 피해자 등 3천700명가량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미군이 부설해 놓은 기뢰로 폭발했다고 발표했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일본인 승무원 25명을 포함해 549명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변호사들과 시민단체가 주축이 돼 침몰 원인을 밝히고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따지기 위한 소송을 1992년부터 일본에서 진행했지만 12년간의 재판 끝에 결국 패소했다.
올해 추도식을 준비한 스즈키 고이치(鈴木公一) 씨에 따르면 지금은 고인이 된 몇몇 메구로 주민들이 조선인 희생자 유골이 안치된 유텐지에 얽힌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평화를 맹세하는 이벤트로 시작한 것이 바로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였다.
추도식은 해마다 우키시마호가 폭침한 날에 열려 올해로 31회째를 맞았다.
이날 추도 행사에는 메구로 주민 등 60여명이 참석해 우키시마호 사건 희생자와 태평양전쟁으로 숨진 조선인들의 명복을 함께 빌었다.
스즈키 씨는 "유텐지 납골당에는 북한 출신자 유골도 있다"며 "2010년 5월 이후로는 여러 문제가 얽혀 유족에게 유골을 반환하는 일이 중단됐는데 정부 간 대화 등을 통해 모든 희생자 유골이 하루라도 빨리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요시다 가즈오(吉田和郞) 후생노동성 사업과장은 이날 추도식에 조전을 보내왔다.
그는 "조선인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면서 유텐지에 남아 있는 조선인 유골 반환이 실현될 수 있도록 외무성 등과 협력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스즈키 씨는 소관 부처인 후생노동성이 2015년부터 매년 추도식에 맞춰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