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란드에 영사관 설립 추진…북극 영향력 확대"
덴마크 대사관 내 담당관 지명…1953년 폐쇄 이후 재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최근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을 희망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외교적 논란이 인 가운데 미국이 그린란드에 영사관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상원 외교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수십 년 만에 다시 설치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가 입수한 이 서한에 따르면 국무부는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 미국 영사관을 설립하는 것은 북극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계획의 일부"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미국이 "북극 지역 전반에 걸쳐 정치·경제·상업적 관계를 증진한다는 전략적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영사관이 "북극 영향력을 확대하는 핵심 요소이자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미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미 대사관에서 그린란드 담당관을 지명했으며, 내년에 영사관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국무부는 올가을께 그린란드 현지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영사관에 모두 7명의 직원을 둔다는 계획이다.
그린란드의 미국 영사관 건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덴마크가 독일 나치의 통치를 받던 1940년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설치했지만, 1953년 문을 닫았다.
의회 측은 영사관 설립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최근 불거진 그린란드 논란 탓에 이번 영사관 건립안도 면밀한 검토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등 일부 국가는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풍부한 지하자원에 큰 관심을 드러내며 앞다투어 진출을 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북극 지역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항구와 기반 시설을 건설하고, 쇄빙선 선단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역시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와 미국으로 이어지는 북극항로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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