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도시서 'SOS 아마존' 시위…브라질 40여개 도시 참여
WHO "지구의 미래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위협"
브라질 정부, 민관 TF 구성 이어 군병력 동원 시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촉구하는 시위가 세계 주요국 브라질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벌어졌다.
영국 런던과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등에서 벌어진 시위 참가자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와 산불 확산에 대한 책임을 브라질 정부에 물었다고 브라질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브라질인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이 세계 주요 언론의 1면에 보도되는 현실에 분노를 표시하면서 "브라질 정부는 농축산업자들에게 숲을 팔아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럽 지역의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을 EU 측에 전달했다. 서한에는 600여 명의 환경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외교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주권을 강조하면서 "아마존을 살릴 나라는 브라질"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는 등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이마저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브라질 내에서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환경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브라질에서는 상파울루를 포함해 최소한 4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며, SNS에는 릴레이 시위를 예고하는 메시지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브라질 정부는 환경부와 국방부, 연방경찰, 국립원주민재단(Funai), 국가광업공사(ANM), 국립농업개혁연구소(INCRA), 환경 관련 NGO, 광업·목재 생산 업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통제를 위해 군병력 동원을 고려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대한 우려는 이미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면서 "지구적 기후 위기의 한가운데서 산소와 생물 다양성의 주요 원천에 더 심한 손상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마존 화재가 국제 문제라고 규정하면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차원에서 긴급히 논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때문에 발생한 연기가 공공보건을 위협할 수 있다면서 브라질을 포함해 각국 정부가 이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WHO는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일어나는 산불은 지구의 미래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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