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서 수백명 "에볼라 사태 끝내자" 거리행진(종합)

입력 2019-08-23 23:13
민주콩고서 수백명 "에볼라 사태 끝내자" 거리행진(종합)

반군활동·미신으로 에볼라 퇴치활동 난항

WHO "1년 새 2천명 가까이 숨져…3천억원 추가 요청"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동부 도시 고마에서 지난 22일(현지시간) 수백명이 에볼라 퇴치를 위한 거리행진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에볼라 사태의 종식을 바라는 마음으로 'STOP'(멈춰라)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행진했다.

민주콩고 동부의 최대 도시인 고마는 북키부주(州)의 주도다.

이 행사를 조직한 북키부주 주지사 칼리 카시비타는 "우리는 일부 목사들과 정치인들이 잘못된 정보로 많은 국민에게 공중보건 논쟁을 유발하고 혼란을 초래하는 점을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특히 에볼라의 존재를 부정하는 목사들은 체포 즉시 감옥에 보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시비타 주지사는 북키부주 내 베니, 부템보 등 다른 도시에서도 에볼라 종식을 위한 행진 행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콩고에서는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에볼라 퇴치 활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볼라가 창궐한 민주콩고 동부는 무장반군들의 활동으로 치안이 불안하다.

또 일부 현지인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저주라고 여겨 현대적 치료를 거부하고 종교인을 찾고 있다.

최근 고마에서는 에볼라 환자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에볼라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년 간 민주콩고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거의 2천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는 2014∼2016년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 사태로 1만1천여명이 숨진 데 이어 전 세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WHO의 마이크 라이언 긴급준비대응국장은 "지난 몇 주간 에볼라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확산했다"며 UN은 백신과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 애로점이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WHO가 에볼라 퇴치를 위해 2억7천800만 달러(약 3천366억6천만원)를 추가로 요청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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