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서 강도사건 급증
카탈루냐주 경찰 "올들어 여행객 겨냥 강도 사건, 30%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연간 1천600만명의 여행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최근 강도 사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력을 동반한 절도 사건이 늘어나 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 경찰은 올해 여행객을 겨냥한 강도 사건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대부분은 관광객이지만, 외국인 관리들을 대상으로 한 범행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스페인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가 손목시계를 빼앗으려는 절도범들에게 폭행당해 다리를 다쳤으며, 휴가차 바르셀로나를 찾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도 시계를 도둑맞았다.
지난 6월 정부자문위원회 소속으로 바르셀로나에 공무 출장 중이던 한국 여성도 오토바이 날치기를 피하려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목숨을 잃었다.
미국 대사관은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자국 여행객들을 상대로 "보석류나 시계, 지갑을 노린 강도사건"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했다.
AP통신은 소매치기가 활개 치는 것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여행지로 알려졌던 바르셀로나에서 절도범들이 무리 지어 다니며 폭력을 행사하는 등 점점 더 공격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현지 시민들은 몇 년 새 모로코와 알제리 등지에서 온 수많은 미성년 이주민들이 문제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이들 중 12%는 스페인으로 건너온 뒤 폭력을 사용하거나 협박을 통해 범죄를 저지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도에 대한 처벌이 가벼운 점도 문제로 꼽힌다.
스페인에서는 절도액이 400유로(약 53만원) 미만일 경우 재범일지라도 벌금형에 그친다.
경찰은 올해 강도 사건 체포 건수가 80% 가까이 늘어났지만, 이들 중 10%에도 못 미치는 159명만이 유치장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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