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한일경제전쟁 확전 계기되나…"불확실성 확대 우려"

입력 2019-08-22 20:56
수정 2019-08-22 20:59
[지소미아 종료] 한일경제전쟁 확전 계기되나…"불확실성 확대 우려"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정부가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로부터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안보분야의 협정 종료인 만큼 당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하반기 경제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번 사안이 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일본의 향후 대응에 따라 한일 경제전쟁이 확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는 이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취해진 가운데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 양국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는 게 정부가 제시한 이유다.

일본은 지난달 4일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개시한 데 이어 지난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 한일 경제전쟁을 촉발한 바 있다.

정부는 이후 지난 12일 일본이 자국의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한 것처럼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등 대일 수출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방식으로 맞대응을 했다.



일본은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 3개 품목 중 하나인 일본산 포토레지스트에 한정해 수출을 2차례 허용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005930]가 화성반도체 공장의 극자외선(EUV) 생산라인을 가동을 위한 최대 9개월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일 경제전쟁은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커지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결국 일본과 관계가 다시 악화할 수 있으므로 경제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국가안보 차원에서 결정한 문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관계도 불편해질 수 있다"면서 "대외관계에서 부정적 기류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노성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지소미아 파기로 갈등이 번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일본이 수출에 있어서 특별 포괄 형태로 가려고 했는데 개별 심사제도로 나가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한일 경제전쟁이 다시 확전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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