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英왕자의 '엡스타인 스캔들' 여성은 전 호주총리 딸"

입력 2019-08-21 15:46
"앤드루 英왕자의 '엡스타인 스캔들' 여성은 전 호주총리 딸"

더타임스 "영상 속 인물, 키팅 전 총리 딸과 흡사"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앤드루(59·요크 공작) 영국 왕자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성 추문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영상이 최근 공개돼 구설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해당 영상 속 인물이 전 호주 총리의 딸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언론은 엡스타인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앤드루 왕자가 2010년 12월 엡스타인 소유의 뉴욕 맨해튼 호화 저택에 있는 영상을 공개해 영국 왕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 영상에서 앤드루 왕자는 건물 밖으로 나가는 한 젊은 여성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듯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문제의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폴 키팅 전 호주 총리의 딸인 캐서린 키팅(37)일 가능성이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동당 당수로 1991∼1996년 호주 내각을 이끈 키팅 전 총리는 재임 시 영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영 연방에서 탈퇴해 호주를 공화국으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키팅이 2010년 실제로 엡스타인의 뉴욕 저택에 자리를 함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해당 영상을 본 키팅의 지인들은 키팅과 화면 속 인물이 꼭 닮은 것에 놀랐다.

이들은 영상 속 인물과 키팅이 왼쪽 뺨의 애교점까지 일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임스는 이 영상이 찍힌 시점보다 몇 개월 앞선 2010년 6월에도 키팅이 앤드루 왕자와 절친한 사이라는 소문이 돈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핑턴포스트, 바이스 등 미디어 회사에서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연예 기획사 매버릭의 임원으로 선임된 키팅은 영상이 찍힐 당시 뉴욕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타임스는 설명했다.

키팅은 또한 2014년 2월에는 뉴욕의 한 패션쇼에서 앤드루 왕자의 딸인 유지니 공주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평소 앤드루 왕자 일가와 친분이 두텁다는 관측을 낳았다.

그는 아울러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이자 엡스타인 등에게 미성년 여성을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슬레인 맥스웰(57)과도 유대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팅이 최근 사귀다 헤어진 것으로 보이는 호텔 재벌 안드레 발라즈 역시 엡스타인이 갖고 있다가 유출된 주소록에 앤드루 왕자와 함께 이름이 올라 있다.

이는 키팅과 엡스타인 사이에 여러 가지 연결고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 여겨진다.



하지만 키팅이 엡스타인의 범죄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거나, 범죄 행위와 연루됐다는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지난 10일 미국 뉴욕의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최근 엡스타인 관련 소송의 법원 서류가 공개되면서 2001년 엡스타인의 맨해튼 저택에서 젊은 여성의 가슴을 더듬는 추행을 했다는 의혹에 직면했다.

그는 1999년에서 2002년 사이에는 당시 미성년자이던 엡스타인의 마사지사와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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