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추가관세 부메랑…"美가구 연간 120만원 추가부담"
JP모건 '中소비재 타격' 분석…"즉각적 소비위축 역풍"
글로벌 경기에도 악재…"대선표심 악화우려에 철회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경제의 한 축인 가계지출이 억눌리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미국이 중국 제품에 다음 달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미국 내 가구당 연간 1천 달러(약 120만원)의 추가 비용이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이 관세의 세율이 25%로 올라가면 가구가 짊어질 부담이 연간 1천500달러(약 180만원)씩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전문가들은 미국이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의 부담이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해왔다.
특히 이번 추가 관세는 가격변화를 일상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소비재로 구성된 까닭에 더욱 주목을 받는다.
고율 관세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 가계 소비가 억제돼 미국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소비는 미국 경제에서 약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축이다.
과거 고율 관세 부과 때는 기업이 타격을 받고 공급사슬이 교란됐으나 소비자들은 대체로 보호를 받았다.
미국은 현재 2천500억 달러(약 300조6천억원)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품목 상당 부분이 생산에 들어가는 중간재여서 소비자들의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있다.
JP모건은 "관세는 역진적(돈을 덜 버는 사람의 부담이 더 큰 형국)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재량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덜 쓰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인 세금정책센터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이번 추가 관세가 집행되면 미국 가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2017년 감세로 얻은 가구당 수백달러 수입 증가분을 모두 반납하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소비심리는 이미 나빠지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지난달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7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연구소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쉬워드는 "미국 소비자가 결국 세계 경제를 구원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첫 신호가 나온 것"이라고 이를 해석했다.
다른 한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이기도 한 미국 소비자들의 동향에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중국을 겨냥한 추가 관세의 일부 부과 시기를 오는 12월로 연기하면서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을 고려했다고 말해 관세가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처음으로 시인한 바 있다.
JP모건은 대선으로 가는 길에 가계가 타격을 받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롭지 않은 까닭에 중국에 대한 이번 추가 관세가 철회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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