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80여명, 伊 해상서 19일 만에 탈출…람페두사섬 하선(종합)

입력 2019-08-21 10:41
난민 80여명, 伊 해상서 19일 만에 탈출…람페두사섬 하선(종합)

伊 검찰, 난민 탄 구조선 입항 허용…伊 정부 측은 불만



(로마·서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김기성 기자 = 이탈리아 앞바다에 19일 동안 발이 묶였던 스페인 난민 구조선과 난민 80여명이 마침내 육지에 닿았다.

스페인 난민 구조선 '오픈 암즈'(Open Arms)가 20일(현지시간) 밤늦게 이탈리아 남단의 람페두사 섬에 정박했다고 AFP와 로이터통신 등 언론이 보도했다.

이 구조선에는 리비아 연안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출신 위주의 난민 83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이탈리아 당국의 입항 거부로 오랫동안 꼼짝 못 하고 있었다.

구조선 정박 뒤 난민들은 배에서 내렸고, 선박은 이탈리아 검찰에 압류됐다.

앞서 이탈리아 검찰은 정부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사 및 사법경찰과 함께 이 구조선에 직접 올라 조사한 뒤 선상 상황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탑승자들을 육지로 데려오도록 명령했다.

이탈리아 앞바다에서 표류가 길어지면서 구조선 내부에서는 싸움이 벌어지거나 일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위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은 강경 난민정책을 주도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에 대해서는 이들 난민의 처리와 관련, 납치 및 명령 불복종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애초 이 구조선에는 난민 160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의 이탈리아와 몰타 입항 타진은 모두 거부된 상태다.



이탈리아 앞바다에 머무는 동안 미성년자와 긴급한 치료를 해야 하는 난민들이 차례로 하선을 허락받았고, 배에 남아 있는 인원도 줄었다.

특히 장기간의 열악한 선상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이날 난민 15명이 구명조끼도 없이 잇따라 바다로 뛰어내리면서 구조선을 둘러싼 교착상태 해결 필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바다에 뛰어내린 이들은 모두 구조돼 선박으로 되돌려 보내지거나 일부는 인근 람페두사 섬의 치료소로 옮겨졌다.

이탈리아 측이 입항을 계속 거부하고 선상 난민들의 동요가 심화하자 스페인 정부는 이들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구조선과 같은 이름의 자선단체 '오픈 암즈' 측은 스페인까지 항해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고 난색을 보였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이날 오후 해군 함정을 급파했고, 이 함정은 3일 이내에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또 스페인을 포함해 현재까지 프랑스와 독일, 루마니아,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등 유럽연합(EU) 6개국이 이들 난민의 분산 수용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번 하선 조치에도 이탈리아 당국은 난민들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살비니 내무장관은 검찰의 하선 결정이 내려진 뒤 페이스북을 통해 "고발을 계속해 나에게 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재판을 원한다면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비니 장관은 자선단체들이 운영하는 선박들은 밀항업자들을 위한 "택시"가 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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