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안보리서 "이란, 테러·불안 조성…강탈외교"(종합)
"테러 능력 제한할 시간 짧아지고 있어…큰 협력 필요"
"국무부 사이트에 '안보리 이란금수' 만료 카운트다운 시계 있다"
(뉴욕·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강영두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이란이 "테러와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처를 우회적으로 주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중동 평화와 안보를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이란과 대리 세력이 이라크와 레바논, 시리아, 예멘에서 파괴적인 인도주의적 결과를 만들어내며 테러와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금지 제재 이후 이란은 '강탈 외교'(extortion diplomacy)에 전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 핵 합의에서 규정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 및 저농축 우라늄 보유한도 초과 조치, 호르무즈 해협 인근 등에서의 이란의 잇따른 유조선 억류조치,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일일이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안보리의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와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쿠드스군(Quds Force)의 콰셈 술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여행금지 제재가 2020년 10월 만료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테러 레짐을 조장하는 이란의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할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국무부의 이란 파트 웹사이트에 이란에 대한 유엔제재 만료를 카운트다운하는 시계가 설정돼 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도 "이란에 대한 족쇄가 풀려 새로운 혼란을 조성할 때까지, 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파악할 때까지, 국제사회는 많은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처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유엔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령 지브롤터에 6주 넘게 억류됐다가 지난 18일 풀려난 이란 유조선과 관련해 "그것과 접촉하는 사람,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 입항을 허용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미국의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란 유조선은 시리아로 원유 운반을 금지한 유럽연합(EU)의 시리아 제재 위반을 이유로 지난달 4일 지브롤터 당국에 억류됐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유조선에 실린 원유가 시리아로 향하지 않는다고 확인해 풀려났으며 행선지는 그리스 남부 칼라마타로 파악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만약 그 배가 다시 시리아로 향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차단하기 위한 제재에 부합하는 가능한 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조선에 실린 원유가 판매된다면 미국의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도부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끔찍한 테러 작전을 계속할 재원을 허락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안보리 회의에서 시리아와 리비아 내전, 여전히 잔존세력이 발호하는 이슬람국가(IS) 등도 중동에서의 도전으로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알레포(시리아)에서 아덴(예멘), 트리폴리(리비아), 테헤란(이란)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중동에서의 보다 큰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선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유럽연합이 이란 핵 합의를 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어떤 액션(행동)도 막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보리가 이란에 대해 어떤 액션을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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