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사일 엔진 폭발 사고 따른 방사능 위험 없다" 강조
마크롱과 회담 전 사고 관련 첫 언급…러 외무차관 "언론이 의혹 부풀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국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에서 최근 발생한 신형 미사일 엔진 폭발 사고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하며 방사능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곳에는 어떤 위험도 없으며 방사능 수준 증가도 없다"면서 "그곳으로 전문가들이 파견됐고 현재 그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나는 (파견된) 군사 전문가들과 민간 전문가들의 보고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어떤 심각한 (방사능 수준) 변화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군비통제담당 차관은 20일 방사성 물질 유출을 동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번 폭발 사고 이후 러시아의 4개 방사성 물질 관측소들이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로 자료들을 보내오지 않고 있다는 기구의 발표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 부풀리기'라고 비난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관측소들의) 자료 전송은 국제감시시스템에 속한 국가의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 업무"라면서 "CTBTO 해당 부처는 오로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과 관련되는 업무에만 권한이 있으며 아르한겔스크주 사고는 이 부처의 활동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언론이 아무런 환경적 위험도 제기하지 않은 일회적 사건에 집중하지 말고 왜 CTBT가 발효하지 않고 있는지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면서 조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는 미국 등을 겨냥했다.
라시나 제르보 CTBTO 사무총장은 앞서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주의 비블리노 관측소와 시베리아 알타이주의 잘레소보 관측소가 13일부터 자료를 보내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인근 두브나의 관측소와 중부 도시 키로프의 관측소는 폭발 사고 이틀 뒤인 10일부터 자료 전송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CTBTO는 CTBT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기구로 전 세계에 80개 이상의 대기 중 방사성 물질 입자 측정 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당국이 폭발 사고 관련 증거 은폐를 위해 의도적으로 관측시설을 무력화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앞서 지난 8일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 지역 '뇨녹사' 훈련장에서 러시아 국방부와 원자력공사(로스아톰)가 함께 시험하던 신형 미사일 엔진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국방부 직원과 로스아톰 소속 과학자 등 7명이 사망하고 또 다른 군인 3명과 로스아톰 소속 과학자 3명 등 6명은 다양한 수준의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은 미사일 엔진 폭발로 사고 당일인 8일 정오께 잠깐 인근 도시 세베로드빈스크의 방사능 수준이 평소의 16배까지 올라갔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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