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롤터에 나포됐던 이란 유조선, 명칭 바꾸고 45일만에 출항

입력 2019-08-19 08:57
지브롤터에 나포됐던 이란 유조선, 명칭 바꾸고 45일만에 출항

'아드리안 다르야 1호'로 개명…이란 국기도 게양…

지브롤터, 美 압류영장 발부에도 석방 강행…행선지 확인 안돼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이란의 서방의 핵갈등 와중에 영국 자치령인 지브롤터에 달포간 억류돼있던 이란 유조선이 선명을 바꿔 출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18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4일 영국군의 지원을 받은 지브롤터 당국에 나포됐던 그레이스 1호는 '아드리안 다르야 1호'로 명칭을 바꾸고 이날 오후 11시께 지브롤터해협을 빠져나갔다.

나포된 지 만 45일 만에 풀려난 이 유조선에는 이란 국기가 내걸렸다.





그러나 유조선의 목적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유조선 출항은 지브롤터 법무부가 미국 법무부가 요청한 이란 유조선과 유조선에 실린 210만 배럴의 원유에 대한 압수영장 집행을 거부한 이후에 이뤄졌다.

지브롤터 행정청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유럽연합(EU)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란으로부터 선박에 실린 석유가 시리아로 향하지 않는다는 확증을 받은 지브롤터 정부는 지난주 해당 선박의 석방을 결정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법원이 연방 검찰의 요구에 따라 압수영장을 발부해 재차 압류를 추진하고, 선원들까지 교체되면서 출항이 지연됐다.

미국 정부는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된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시리아로 원유를 불법 반출하는데 이 유조선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브롤터 경찰과 세관 당국은 지난달 4일 영국 해병대의 도움을 받아 지중해의 관문인 지브롤터 남쪽 4㎞ 해상에서 전장 330m 크기의 유조선을 억류했다.

이 유조선은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어기고 21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실은 뒤 시리아로 향하던 것으로 파악됐다.

WSJ은 아드리안 다리야 1호의 출항이 이란이 지난달 페르시아만에서 국제 해양 규정 위반으로 나포했던 영국 국적의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호 석방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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