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文대통령, 광복절 축사서 日에 유화적"…NYT "공격 자제"
로이터 "日에 대화 촉구"…AFP "올리브 가지 흔들어"
블룸버그 "대일 비판 누그러뜨려…메시지 보내는 쪽 택해"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해외 주요 매체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맞은 제74돌 광복절에서 일본을 향해 발언 수위를 낮추고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양국의 불화가 심각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는 광복절 대일(對日) 메시지에 가장 주목했다.
이들 외신은 경축사 중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입니다"는 부분을 공통으로 인용하며 문 대통령이 일본을 달래며 협력을 종용했다고 요약했다.
미국 일간 NYT는 '한국 대통령이 일본과 갈등 속에서 회유 목소리를 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두 아시아 핵심 동맹국 사이에 쓰디쓴 대립이 몇주간 이어진 후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을 달래는 언급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두 나라가 무역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을 향해 발언 수위를 낮추고 사태를 진정시키려 하는 것"이라는 신각수 전 주일 한국대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NYT는 또 "문 대통령이 직설적 언어로 일본을 공격하는 것을 삼가고, 주로 자국민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에 일본에 대화를 촉구했다'는 제목을 달고 "일제로부터 독립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최근 일본을 향해 사용한 거친 표현에서 수위를 낮췄다"고 썼다.
AFP 통신은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향해 올리브 가지를 흔들었다"고 비유했다.
통신은 지난달 일본이 삼성 등 한국 기술기업에 중요한 물품의 수출에 제한을 건 조처를 시작으로 양국이 대립, 갈등이 고조됐다며 문 대통령은 "한국이 일본과 기꺼이 협력하겠다고 말하면서 과열된 분위기를 식히려 나섰다"고 전했다.
AFP는 양국 분쟁은 미국의 동맹인 양국 사이 안보 협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렸다"고 제목을 달았다.
블룸버그는 일본이 앞서 소재 수출 1건을 승인한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신호'라며, 문 대통령 쪽에서는 전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소녀상 제막행사에 거리를 두면서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을 택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도 AFP와 마찬가지로 양국 갈등이 미국의 아시아 안보 네트워크 강화 노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면서, 한일의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 가능성을 거론했다.
BBC의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경축사 구절을 인용하면서 "문 대통령 연설의 톤은 한국이 일본과 기꺼이 협력한다는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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