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사일 폭발 방사능 유출' 현장 주민 소개령
세베로드빈스크시 "사고 마을 주민 모두 떠나라" 권고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러시아 정부가 신형 미사일 엔진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된 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소개령을 내렸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발 현장 인근의 방사능 수치가 급격하게 치솟으면서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내려진 조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 세베로드빈스크 지역 '뇨녹사' 훈련장에서는 러시아 국방부가 진행하던 신형 미사일 엔진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시험을 주관한 러시아 원자력 공사(로스아톰) 소속 과학자 등 7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사고 발생 후에도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사건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더욱이 세베로드빈스크 시 당국이 내놓은 사고 관련 발표는 주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시 당국은 뇨녹사 주민들에게 14일 아침부터 마을을 떠나라고 권고했지만, 왜 마을을 떠나야만 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시 대변인은 사고지점 인근에서 계획된 구체적이지 않은 작업(event) 탓에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고 러시아 언론에 설명했다.
하지만 몇 시간 후 시 당국은 해당 작업이 취소됐다고 밝혔지만, 대피 권고가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WSJ은 덧붙였다.
신뢰할 만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시 홈페이지에는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한 주민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베로드빈스크 시장은 휴가를 떠나 눈총을 받고 있다.
러시아 '기상환경감시청'은 로드빈스크 지역 '뇨녹사' 훈련장에서의 미사일 엔진 폭발로 사고 당일인 8일 정오께 인근 도시 세베로드빈스크의 방사능 수준이 평소의 16배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러시아 그린피스 지부도 아르한겔스크주 재난 당국(비상사태부) 자료를 인용해 시간당 2마이크로 시버트(μSv)까지 방사능 수준 증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밝히기를 꺼리지만 이번 사고가 러시아가 자랑한 '9M 730 부레베스트닉'(나토명 SSC-X-9 스카이폴) 시제품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부레베스트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다'고 자랑한 러시아의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거론하며 자신의 트윗에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진전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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