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정권 겨누는 멕시코 反부패 수사…전 사회개발장관 구속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취임 이후 전 정권 고위직 구속 첫 사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장관의 반(反)부패 칼날이 직전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정권을 겨누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멕시코 법원은 페냐 니에토 정부에서 사회개발부 장관을 지낸 로사리오 로블레스의 구속을 결정했다고 멕시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로블레스 전 장관은 곧바로 멕시코시티 여자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 시절 정부가 유령회사들과의 계약 등을 위장해 예산을 빼돌렸다는 의혹과 관련한 이른바 '사기 마스터'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로블레스 전 장관 재직 시절 복지 프로그램에 사용돼야 할 예산 50억 페소(약 3천100억원)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로블레스 전 장관은 혐의를 부인하며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첫 여성시장이기도 했던 로블레스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취임 이후 이전 정권 고위직 중 처음 구속된 인사가 됐다.
89년 만에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 교체에 성공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밝혔다.
그는 취임 직후 지지자들의 반발 속에서도 과거 정권의 일을 들출 의사가 없다고 밝혔으나 결국 사법당국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페냐 니에토 정권을 겨냥한 셈이 됐다.
추가 수사 과정에서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이 비리를 알고 있었거나 혹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 그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페냐 니에토 정권 시절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밀리오 로소야에 대해 비리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례 일일 기자회견에서 로블레스 전 장관 수사와 관련해 다른 인사들이 비리에 연루돼 있는지는 사법당국이 결정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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