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탐바예프 前키르기스 대통령 쿠데타 계획"<현지 보안당국>

입력 2019-08-13 17:34
"아탐바예프 前키르기스 대통령 쿠데타 계획"<현지 보안당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주 체포된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전(前)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쿠데타를 준비했었다고 키르기스 보안당국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키르기스 국가보안위원회 위원장 오로즈벡 오품바예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탐바예프가 국가 전복(쿠데타)을 계획했었다"면서 그가 자신에 대한 당국의 체포 작전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을 보호막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피해를 쿠데타를 위한 계기로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이었다.

오품바예프는 "아탐바예프에게는 피가 필요했다. 그에게는 쿠데타를 위한 피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오품바예프는 이어 아탐바예프가 자택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비했었다면서 그의 집에서 저격용 소총, 권총 등을 비롯한 대량의 무기가 발견됐으며 저택 3층은 군사 벙커처럼 꾸며져 있었다고 전했다.

아탐바예프는 지난 8일 수도 비슈케크 인근의 자택에서 보안 당국에 체포된 뒤 보안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에서 6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곧이어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보안 당국 산하 특수부대원들과 경찰은 비슈케크 인근 고이-타슈 마을의 아탐바예프 자택에서 이틀간의 무력 작전 끝에 간신히 그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당국의 체포 작전 과정에서 아탐바예프 지지자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양측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졌으며 이로 인해 약 100명이 부상하고 특수부대원 1명이 숨졌다.

아탐바예프는 지난 2013년 발생한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과 관련한 수사당국의 증인 출석 요구를 세 차례나 거부하다 체포됐다.

그는 범죄조직 두목 불법 석방 사건 개입 외에 수도 비슈케크 열병합발전소 현대화 사업 관련 부정, 불법 토지 획득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현지 수사당국은 밝혔다.

키르기스스탄 의회는 앞서 지난 6월 27일 아탐바예프의 면책특권을 박탈하기로 결의했다.

전문가들은 아탐바예프에 대한 수사가 그와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현 대통령 간 불화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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