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전 '독재자' 동생 고타바야, 대선 출사표

입력 2019-08-13 12:48
스리랑카 전 '독재자' 동생 고타바야, 대선 출사표

26년 내전 종식 주도 인물…무슬림 등 소수 집단은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스리랑카의 독재자'로 불린 마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동생 고타바야 전 국방부 차관이 차기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는 고타바야가 지난 11일 올해 말 열릴 예정인 대통령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12일 보도했다.

고타바야는 형 라자팍사가 대통령을 역임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형과 함께 스리랑카의 철권정치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을 맡아 강력하게 군부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2009년 26년간 진행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종식하는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내전 종식 과정에서 정부군이 4만5천여명의 타밀족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 등 여러 인권 탄압 관련 사안에 연루돼 비난을 받아왔다.

또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인이나 반군 용의자를 납치해 고문하는 조직도 운영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고타바야의 대선 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에서는 이를 환영하는 여론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주도한 '부활절 테러' 이후 무슬림계에 배타적인 다수 불교계 싱할라족을 중심으로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이슬람 사회와 기독교계 등에서는 고타바야가 정권을 잡을 경우 소수 집단에 대한 불법 탄압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스리랑카 대선은 오는 11월 8일부터 12월 8일 사이에 열릴 예정이다.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도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며 그의 임기는 내년 1월 8일까지다.

스리랑카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나라로 대통령은 내정을 제외한 외교, 국방 등을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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