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스카라무치 뒤끝 공방…트럼프 "재기용 안돼 맘 상한 것"
스카라무치 이틀 연속 트럼프에 일격…"재선 지지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측근 인사였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 간에 공개적인 '뒤끝' 비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때 '주군'과 '참모' 사이었지만 서로 등을 돌린 후 '독설' 섞인 일격과 반격을 계속 주고받는 양상이다.
스카라무치 전 국장이 1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녹아내리는 원자로'에 비유, 공화당 대선후보 교체론을 제기하며 '강펀치'를 날린 게 발단이 됐다.
이에 지난 9일부터 뉴저지주(州)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부터 몇시간 뒤 트윗을 올려 "전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직책에서 재빨리(11일 만에) 잘린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역대 최고급 전문가로서 TV에 나오는 일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속칭 TV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그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내 행정부가 첫 번째 2년 6개월 재임 기간 어떤 다른 행정부보다도 더 많은 일을 했다는 것뿐"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나 스카라무치 전 국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12일 CNN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또다시 '공개 비토'를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그 남자'라고 표현하며 "그 남자는 다소 가식적이며 점점 더 터무니없게 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말하자면 거기에 마비가 돼 있다. 그리고 워싱턴DC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다. 저게 그냥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저 그렇게 행동하도록 놔둬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나라가 떠받쳐온 제도들과 모든 것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나는 공화당원인 만큼 민주당 인사를 지지하기 위해 정당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고 공화당의 가치와 정책을 믿는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제 중립적이다. 그가 계속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자"며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건 "꽤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분을 참지 못한 듯 또다시 '분노의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다른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의 선거 승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스카라무치는 그저 내가 이 행정부에 그를 다시 기용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음이 상한 것"이라고 역공했다.
이어 스카라무치 전 국장이 트럼프 행정부로 '컴백'하길 절실하게 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또한 나는 그가 나에게 걸었던 많은 전화를 콜백해줄 시간을 좀처럼 갖지 못했다. 그는 그저 TV에 나오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스카라무치 전 국장이 다시 복귀를 희망하며 자신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이를 받아주지 않자 '앙갚음' 차원에서 공개적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스카라무치는 지난 2017년 7월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으나 곧바로 불거진 백악관 권력 암투 과정에서 임명된 지 불과 11일 만에 경질, '최단명 공보국장'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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