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가늠자' 伊 연정 불신임안 의회 표결 일정 13일 결정
극우 부총리 살비니, 우파 정당들과 회동…선거 연대 관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파국의 갈림길에 선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운명과 조기 총선으로 가는 일정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엘리사베타 카셀라티 상원 의장은 12일 상원이 자리한 로마 시내 '팔라초 마다마'에서 각 당 대표와 회의를 하고 13일 오후 6시 의사 일정에 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제출한 주세페 콘테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 표결을 언제 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표결은 상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에 들어간 상원의원들이 표결을 위해 의회에 복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맹은 당장 이번 주라도 불신임안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다른 정당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러 당이 20일 표결을 선호했으나 이에 대한 일부 정당 간 입장이 첨예하게 갈려 결국 표결까지 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신임안 표결이 언제 열리느냐에 따라 총선으로 향하는 시간표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률로 정해진 의무 선거운동 기간을 고려할 때 이달 중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하고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연정 붕괴와 총선 개최를 결단할 경우 이르면 10월께 선거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물론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가결된다고 해도 마타렐라 대통령이 즉각적인 총선 개최를 거부하고 콘테 총리 아래 임시 내각을 구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러한 관측은 9∼10월이 이탈리아 정부가 2020년 예산안을 두고 유럽연합(EU)과 협상을 벌여야 하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민주당의 마테오 렌치 전 총리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맹의 연정 파트너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민주당 등이 두루 참여하는 임시 내각을 꾸릴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살비니 부총리가 차기 총선에 대비한 '우파 연합'의 일원으로 거론되는 또 다른 극우 정당 '이탈리아 형제들'(FdI) 및 중도 우파인 '전진 이탈리아'(FI) 측과 이날 회동해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FI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만든 정당이다.
현지에선 살비니 부총리가 조속한 총선 개최에 대한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고 총선 전의 선거 연대 또는 총선 후 연정 구성 등을 개괄적으로 논의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주 오성운동이 주요 정책마다 발목을 잡는다며 연정 붕괴를 선언하고 정치권에 조기 총선 개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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