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 美재무 "세계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

입력 2019-08-12 16:02
서머스 전 美재무 "세계경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고 전직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적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CNN 방송의 '파리드 자카리아 GPS'에 출연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은 "가학 피학적(sadomasochistic)이고 바보 같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우리는 엄청난 규모가 절대 아닐 것 같은 혜택을 위해 불확실성, 투자 감소, 일자리 창출 감소 면에서 상당한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는 길로 인해 미국 노동자들이 더 가난해지고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줄어들며 미국 경제가 더 악화할 것이란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지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략이 미국보다 중국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나, 완전히 매력이 없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 전략이) 중국의 반미주의를 부추기고 미국을 전 세계적으로 덜 미더운 파트너로 여겨지도록 해 다양한 안보 동맹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미국의 국가 안보가 매우 심각한 방식으로 위태로워진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미국의 산업 기반을 훔쳤냐는 질문에 서머스 전 장관은 그렇게 거두절미 단정하면 틀릴 수 있다며 섬세한 접근을 당부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이 때로는 미국의 일자리를 대체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한 수입의 많은 부분은 모종의 불법 무역관행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 중국이 자국 경제를 성장시키고 더 생산적이며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부분은 일자리 감소가 있었다는 점이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 때문에 창출되는 일자리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과 교역하는 과정에서 미국 생산자들이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얻고 미국 노동자들이 값싼 중국산 수입품을 구매해 소비력을 갖추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 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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