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역 월마트, 총격위협에 초비상…일주일새 최소 8건

입력 2019-08-12 02:28
美전역 월마트, 총격위협에 초비상…일주일새 최소 8건

경찰, 텍사스·플로리다·미주리·노스캐롤라이나서 잇따라 체포

총기는 그대로 판매하면서…월마트, 폭력적 비디오게임 판매중단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지난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22명이 숨진 가운데 미국 전역의 월마트에 총격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고 CNN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주일새 최소 8건의 위협이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용의자들이 체포됐다.

텍사스와 플로리다, 미주리에서만 각각 2건의 총격위협이 있었다.

지난 10일 텍사스 할링턴에서는 '월마트의 총격위협이 임박했다'는 소셜미디어 정보에 따라, 경찰이 자택에 머무는 남성 용의자를 긴급체포했다.

같은 날 텍사스 웨슬라코에서도 13세 소년이 경찰에 체포됐다. 소년은 이틀 전 소셜미디어에 테러 위협을 예고하는 글을 올렸고, 현지 월마트에서는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미주리의 스프링필드에서는 지난 8일 소총 및 권총, 방탄복 등으로 무장한 20세 남성이 월마트 매장에 나타났다.

이 남성은 100발이 넘는 총탄을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남성은 총을 발사하지는 않았다. 마침 현장에 있던 비번 소방관이 그를 붙잡은 뒤 경찰에 넘겼다.

용의 남성은 경찰에 "월마트가 수정헌법 2조(개인의 총기 소지권을 보장한 조항)를 존중하는지를 알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주리 캔자스시티의 월마트 매장에 대해서도 총격 위협을 경고하는 글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면서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플로리다 윈터파크에서는 26세 남성이 지난 6일 페이스북에 "3일 이상 유예기간이 끝나면 AR-15(반자동 소총)를 들고 가겠다. 다음 주에는 월마트에 가지 말라"는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연방수사국(FBI)과 플로리다주 수사당국 등이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엘패소 참사' 이튿날인 지난 4일에는 플로리다 탬파 출신의 남성이 월마트에 전화를 걸어 '총격을 가하겠다'고 말했다가, 허위협박 혐의로 기소될 상황에 놓였다.

노스캐롤라이나 윌케스보로의 월마트 매장에서도 총기 소지자가 나타났다는 복수의 911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실제 총격 의사가 있었는지는 조사 중이다.

뉴욕주 코틀랜드의 월마트 매장에서도 총기 소지자가 나타났다는 익명의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즉각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내 최대 오프라인 소매유통점인 월마트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월마트의 로렌초 로페스 대변인은 "미국 내 5천여 매장의 안전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각종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안전 인력을 추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월마트의 대응 조치를 놓고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월마트는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또는 관련 홍보 문구를 진열대에서 철수시키고, 폭력성을 조장할 수 있는 홍보행사도 취소하도록 조치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총기 판매 정책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모순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패소 시내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패트릭 크루시어스(21)의 총기 난사로 22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이로부터 불과 나흘 전인 지난달 30일에도 미시시피 사우스헤이븐의 월마트에서 마트 전 직원인 것으로 알려진 총격범이 총탄 10여 발을 쏴 동료직원 2명이 숨지고 경찰관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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