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군벌, '이슬람 명절 휴전' 수용…벵가지에선 폭탄테러(종합)

입력 2019-08-11 07:20
리비아 군벌, '이슬람 명절 휴전' 수용…벵가지에선 폭탄테러(종합)

LNA, 4개월만에 휴전요구 첫 수용, 12일까지 트리폴리 군사작전 중단키로

벵가지에선 한달만에 폭탄테러 발생, 유엔 직원 3명 숨져



(카이로·서울=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강영두 기자 = 내전이 계속되는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동부 군벌이 10일(현지시간)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에 휴전하겠다고 밝혔다고 AFP, dpa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의 대변인 아흐마드 알-메스마리는 리비아 동부도시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제에 트리폴리 외곽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알-메스마리는 휴전이 이날 오후부터 12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은 지난 9일 밤 하프타르 측과 리비아통합정부(GNA)에 희생제를 맞아 휴전을 요청했고 리비아통합정부는 휴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성지순례(하지) 종료를 축하하는 희생제는 이슬람권의 최대 명절이다.

이슬람 신도들은 희생제에 양이나 낙타를 잡아 이웃과 나누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자카트)을 베푼다.

비록 휴전 기간이 수일에 불과하지만, 하프타르 사령관이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프타르 사령관이 지난 4월 초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유엔이 인정하는 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군 측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양측의 교전으로 1천93명이 숨지고 5천752명이 다쳤다.

그러나 유엔이 제안한 휴전이 수용된 이날 벵가지의 상업지역에서는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유엔 관계자 3명이 숨지고 최소 8명이 다쳤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부상자 중에도 유엔 직원 3명이 포함돼 있다고 유엔은 확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부상자 모두의 빠른 쾌유를 빌었으며, 리비아 당국에 공격 주체 확인과 신속한 처벌 노력을 아끼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성명에서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모든 당사자는 '이드 알아드하' 기간에 인도주의 휴전을 존중하고 리비아 국민이 누려야 할 평화로운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리비아국가군'의 근거지인 벵가지에서 테러가 발생한 것은 한 달 만이다. 지난달 폭탄이 장착된 차량 2대가 폭발해 최소 4명이 숨지고 33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에 대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단체는 아직 없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에 빠졌다.

현재 서부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와 동부를 통치하는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된 상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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