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극우 연정' 성사되나…극우 정당들, 총선 연대 모색
극우 성향 FdI "선거 전에 연대 맺자" 동맹에 공개 구애
살비니 부총리도 연대 가능성 열어놔…총리 후보 출마도 공식화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의 한 축인 극우 정당 '동맹'이 연정 해체를 선언함에 따라 조기 총선 시나리오가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물밑에서 극우 정당 간의 총선 연대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극우 성향 정당 '이탈리아 형제들'(FdI)의 조르지아 멜로니 대표는 전날 RAI 라디오에 출연해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에게 차기 총선에서 연대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멜로니 대표는 "선거 이후가 아니라 그 전에 연대를 맺자"며 "우리는 명확한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FdI는 가장 일관성 있는 정당으로, 실체가 있고 신뢰할 만하다"고 '추파'를 던졌다.
그는 또 "살비니가 단독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선거 이후에 연정을 구성하고자 또 다른 권력 싸움에 휘말리는 것도 옳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사실상 FdI가 선거 연대를 통해 총선에서 승리한 뒤 공동 정부를 꾸리자고 동맹에 공식 제안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멜로니 대표는 다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통적인 우파 동맹 가운데 하나인 '전진 이탈리아'(FI)를 연대에 끌어들일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동맹이 36%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FdI와 FI가 각각 7.5%, 7.1%를 얻어 세 당이 연대하면 과반인 50.6%에 달한다.
살비니 부총리도 총선에서의 '극우 연대'를 내심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전날 선거에 단독으로 참여할지, 다른 정당과 연대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총선 후 임기 5년간 이탈리아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생각이 있다"며 "이에 동의하는 정당이 있다면 제안해볼 것"이라고 말해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총선이 개최되면 총리 후보로 나설 것이라며 "우리가 약속한 것을 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아줄 것을 이탈리아 국민에게 당부한다"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연정 파트너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리옹(프랑스)-토리노 간 고속철도(TAV) 건설 사업에 반대한 것을 계기로 지난 8일 연정 붕괴를 선언하고 조기 총선을 공식화했다.
전날에는 주세페 콘테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조속한 표결을 요청했다.
엘리자베타 카셀라티 상원 의장은 오는 12일 오후 4시 각 당 대표를 소집해 불신임안 표결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정치권 안팎에서는 '10월 총선론'이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과의 2020년 예산안 협상 데드라인과 맞물리는 점을 들어 내년 초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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