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영사 신원 공개한 친중매체 보도 위험, 즉각 멈춰야"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국무부는 친(親)중국 매체들이 홍콩 시위주도자를 만난 미 영사의 신원을 공개한 것에 대해 "무책임함을 넘어 위험하다"며 즉각적인 보도 중단을 촉구했다.
미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중국 정부는 미국 영사가 다른 국가의 외교관들처럼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뿐이란 걸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어 "중국 외교관을 포함한 미국 주재 외교관들은 미국의 모든 정계와 시민사회, 학계, 재계 인사들과 자유롭게 접촉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콩의 친중국 매체인 대공보 등은 지난 6일 "외세의 개입"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홍콩의 한 호텔 로비에서 시위 지도부 학생들이 한 외국 여성과 만나는 사진을 보도했다.
대공보는 여성의 실명, 얼굴 사진과 함께 그가 주홍콩 미 총영사관에서 정치 부문 주요 책임자라는 신원도 공개했다. 또 일부 중국 매체는 여성의 자녀들 이름까지 보도했다.
또 중국 외교부의 홍콩 주재 사무소는 시위 주동자 접촉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홍콩의 일에 개입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미측에 항의했다.
이에 대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 외교관의 개인 정보와 사진, 자녀의 이름을 누설하는 것이 정상적 항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폭력배 정권이 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영사들이 "홍콩과 마카오에 있는 다양한 계층의 인사와 정기적으로 만난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미 국무부는 해당 영사의 신분이나 중국 매체가 공개한 영사의 개인 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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