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가디언 "폭스콘 中공장서 10대 학생들 1천명 불법 노동"

입력 2019-08-09 16:47
英가디언 "폭스콘 中공장서 10대 학생들 1천명 불법 노동"

아마존 '알렉사' 납기일 맞추려 초과근로 강요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아마존의 인공지능(AI) 비서인 '알렉사'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업체 폭스콘이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 불법적인 초과 근로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이 확보한 폭스콘 내부 문서와 현장 근로자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폭스콘의 중국 후난성 헝양 공장은 고등학생 또는 대학생인 16∼18세 청소년 1천명을 인턴 신분으로 고용해 생산업무에 투입했다.

폭스콘은 학생들을 소개해 준 교사들에게는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학생들이 초과근무를 받아들일 수 있게 독려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생님 소개로 지난달 생산라인에 배치된 17살의 샤오팡(가명)은 애초 약속과 달리 초과 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닷'에 하루 3천개의 보호필름을 붙이는 일을 한다.

샤오팡은 "선생님으로부터 일주일에 5일, 하루 8시간을 근무한다고 들었는데, 6일 근무에 하루에 10시간씩 일하고 있다"며 "연장근무 거부 의사를 관리자에게 전달했지만, 선생님이 나서 연장근무를 하지 않으면 졸업과 장학금 신청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에서는 16세 이상의 학생을 공장에서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지만, 야간근무나 초과근무는 허용되지 않는다.

폭스콘은 성명에서 "인턴십 프로그램 운용에 있어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인턴들이 초과나 야간근무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대변인을 통해 "만약 위반 사항이 있다면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포함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곳곳에 있는 폭스콘 공장에선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직원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빈번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노동인권단체 '차이나 레이버 워치'(CLW)는 지난해 1월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직원 한 명이 기숙사 건물 12층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특히 폭스콘 선전 공장에서는 2010년 저임금과 야근에 시달린 노동자 10여 명이 잇따라 투신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2012년 1월에는 폭스콘 우한 공장에서 노동자 150명이 공장 옥상에 올라가 열악한 근무환경과 노동 착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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