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총기협회, 트럼프에 "'신원조회 강화법안' 반대해야" 압박

입력 2019-08-08 17:13
美총기협회, 트럼프에 "'신원조회 강화법안' 반대해야" 압박

트럼프, 총기규제 여론과 지지층 사이에서 곤혹 <WP>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난 주말 발생한 두차례 연쇄 총기참사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총기 구입자의 신원조회를 일층 강화하는 법안에 지지 의사를 나타내자 전미총기협회(NRA)가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참사로 미국 내 총기규제 강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7일 오하이오와 텍사스 총기참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총기 구입자의 신원조회 강화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신원조회 강화법안은 패트릭 투미 상원의원(공화, 펜실베이니아)과 조 맨친 상원의원(민주, 웨스트버지니아)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18년 2월 파크랜드(플로리다) 총기 참사 후 총기규제강화방안에 지지를 표명한 바 있으나 이후 대통령 자신과 NRA, 공화당으로부터 지지가 이어지지 않아 유야무야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조차도 그의 총기규제 강화 노력이 어느 선까지 갈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상황이라고 WP는 지적했다.

공화당에 정치자금을 후원해온 NRA의 웨인 라피에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총기 구입자 신원조회 강화법안에 지지를 표명한 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신원조회 강화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면서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발의자인 맨친 의원과 통화에서 NRA 측의 우려를 전달했으며 아울러 현재 지도부 내분을 겪는 NRA가 '여전히 영향력을 가졌는지' 보좌관들과 의원들에게 문의했다고 백악관 측은 전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보좌관들은 매코널 대표가 공화당 내 광범위한 지지가 없는 한 총기규제법안을 상원에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점증하는 여론과 그렇게 할 경우 자신의 지지기반으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반발 사이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백악관 전·현직 관리들은 전했다.

투미-맨친 법안 지지자들도 신원조회 대상을 거의 모든 총기 구입자로 확대하는 이 법안이 실제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