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시시피 불법체류자 단속…사상 최대 680명 연행

입력 2019-08-08 12:04
美미시시피 불법체류자 단속…사상 최대 680명 연행

트럼프 '총기참사' 엘패소 방문 몇시간 전 닭공장 7곳 급습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7일(현지시간) 미시시피주의 닭 가공 공장 7곳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불법체류자 680명을 체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는 ICE가 한 개 주에서 하루에 실시한 체포 작전으로는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전 수행을 위해 ICE 단속원 600여명이 동원됐다. 이들은 주도인 잭슨 인근에 있는 닭 가공 공장에서 건물을 에워싼 채 급습 작전을 펼쳤다.

체포된 불법체류자 대부분은 남미 출신으로 버스 5대에 나눠 실려 인근 무기 격납고로 이송됐다. 이들은 그곳에서 불법체류 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

격납고에는 소식을 들은 체포자들의 가족과 친지들이 몰려들었다.

미시시피는 미 전역에서 다섯번째로 닭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닭 가공 공장이 몰려 있다. 작업이 힘들다 보니 이런 공장들은 남미 출신 이민자들로 인력 상당수를 채우는 상황이다.



공교롭게 이날 단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총격 참사가 일어난 텍사스주 엘패소를 방문하기 수시간 전 실시돼, 갑작스러운 대대적인 단속이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불법이민자에 대한 단속 강화를 주문했으며 엘패소 총격범은 사건 전 올린 선언문에서 "히스패닉의 침공에 대한 대응" 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ICE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단속을 준비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매튜 앨번스 ICE 국장대행은 이번 작전이 히스패닉을 겨냥한 것이 아닌, 불법 체류 증거를 토대로 "인종적으로 중립적" 입장에서 실시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련 인권·시민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민자권리연합(CHIR)의 앤젤리카 샐러스 사무국장은 "우리가 다친 마음을 위로하는 행동과 통합의 말을 원하는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가족과 지역사회를 갈라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미시시피 이민자 인권연대(MIRA)도 "미시시피에서 남미 출신을 몰아내기 위한 끔찍한 급습 작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에 대한 선동적인 발언을 통해 인종차별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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