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사우디 왕세자 통화 "중동 해양안보 강화 논의"
美해사청, 호르무즈해협 상선에 '이란 위협' 주의보 발령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를 하고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의 해양안보와 이란의 도발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를 하고 "역내 긴장 고조 상황과 항행의 자유 진전을 위한 해양안보 강화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과 빈 살만 왕세자가 "이란 정권의 안정위협 활동에 대한 대응을 비롯해 다른 양자 간, 지역 내 전개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이란 경제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이란이 최근 한 달 새 자국과 맞닿아 있는 걸프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 외국 유조선 3척을 붙잡아 억류하면서 역내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 정부는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걸프 해협의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보호하는 군사 연합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에도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 상당수는 호위 연합체에 참여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해 오히려 에너지 안보를 위협받는 등 상황에 놓일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 교통부 산하 해사청(MARAD)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이 적대적 행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 해사청은 "군사 활동 증대와 역내의 정치적 긴장 고조가 상선들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공격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계산 착오 또는 오인과 관련해 위협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와 조우한 선박 중 최소 두 척이 GPS(인공위성 위치정보) 교란을 겪었으며 "미국이나 동맹국 군함을 사칭하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선교 간 통신을 시도해왔다고 보고한 선박들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과 빈 살만 왕세자는 예멘 내전과 관련해서도 "평화협상을 진전시키려는 마틴 그리피스 유엔 예멘 특사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밝혔다.
예멘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와 이란과 연계된 후티 반군이 정권을 놓고 충돌해 4년 넘게 내전을 벌이고 있다.
유엔은 이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 등 심각한 인도적 위기가 초래됐다고 지적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예멘 내전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수출에 제동을 건 의회 결의안에 대해 지난달 24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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