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보수당 타파'…英 노동당-스코틀랜드국민당 손잡나

입력 2019-08-07 18:22
'집권 보수당 타파'…英 노동당-스코틀랜드국민당 손잡나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재투표 막지 않을 것"

스터전 SNP 대표 "노동당과 연합할 수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조기 총선이 열릴 경우 제1야당인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SNP 대표는 전날 집권 보수당 정부를 몰아내기 위해 노동당과 협약(pact)을 맺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터전 수반은 자신이 브렉시트(Brexit) 정책을 포함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의 팬은 아니라면서도 이같은 가능성을 열어뒀다.

몇시간 뒤 코빈 대표의 최측근이자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존 맥도넬 의원이 화답했다.

맥도넬 의원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 허용 여부와 관련해 "우리는 이를 막지 않을 것이다. 스코틀랜드 국민이 결정하도록 할 것이며, 그것이 민주주의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를 불허하고 있는 보수당 정부는 물론, 스터전 대표의 요청이 있은 후에야 이에 관해 결정할 것이라는 코빈 대표의 입장보다도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다.

스코틀랜드는 300년 이상 영국의 일원으로 지내오다가 지난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독립 반대 55.3%, 찬성 44.7%로 부결됐다.

이후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키로 하면서 SNP가 이끄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중앙정부에 제2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해왔다.

2017년 3월 스코틀랜드 의회가 중앙정부에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공식 요청하는 발의안을 통과시킨 뒤 이를 테리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에게 정식 전달했지만 메이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

스터전 수반은 최근 내년 말이나 2021년 초 제2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31일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야당은 정부 불신임을 통한 조기 총선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코빈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딜'을 막기 위해 정부 불신임안 제출을 포함해 무슨 일이든 다 할 것이다"라면서 9월 하원이 다시 열리면 빠른 시일 내 이를 추진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영국 '고정임기 의회법'(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다시 14일 이내에 새로운 정부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는 경우 조기총선이 열리게 된다.

현재 영국 하원 650석 중 노동당이 247석, SNP가 35석을 차지하고 있다. 두 정당 의석을 합하더라도 보수당(311석)보다 29석이 적다.

맥도넬 의원 주장에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 노동당은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노동당이 스코틀랜드 독립주의자의 요구를 들어줘서는 안 되며, 2014년 주민투표 이후 또 다른 투표를 실시하는 것은 영국 연합 왕국을 해체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루스 데이비드슨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역시 "연합 왕국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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