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로 죽음 내몰린 말레이 학생 가족, 美 대학 상대 소송

입력 2019-08-07 13:48
인종차별로 죽음 내몰린 말레이 학생 가족, 美 대학 상대 소송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미국 대학에서 공부하던 말레이시아계 여학생이 인종차별적 발언 등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학생 가족이 해당 대학과 동료 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7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제루샤 산지비(24)는 동료 학생으로부터 8개월가량 따돌림과 모욕을 받다가 2017년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임상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2016년 유타주립대에 입학한 산지비는 곧바로 모욕성 발언에 시달렸다. 이 학교는 백인이 전체 학생의 83%로 대부분이다.

일부 학생들은 산지비에게 "아시아식 이름은 이상하다"고 공격했고 말투를 조롱하며 놀려댔다.

이런 모욕은 갈수록 수위가 높아졌다.

산자비가 말레이시아에서 왔다고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일부 학생은 "인도 음식 냄새가 난다"고 그를 따돌렸고, "어두운 피부는 열등함의 표시"라는 말까지 했다.

또 학생들은 산지비가 조울증에 걸렸다고 헛소문을 내거나 창녀라고 놀렸다.

이에 산자비는 5명 이상의 교수와 대학 카운슬링 센터 등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산자비의 주장은 무시됐고 결국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결정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보도했다.

이에 산자비의 가족은 학교 당국, 일부 교수와 학생에게 두루 책임이 있다며 그들을 상대로 최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가족의 변호사인 리처드 캐플런은 "그들은 산자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여러 차례의 도와달라는 애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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