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발사에 "김정은의 '최대압박'"…대미압박용에 무게
"더 자주 실험하는 데 초점맞춘 듯"…일각선 수위 높일 가능성 우려
"트럼프-김정은 좋은 관계 유지되는 한 우려 안해" 평가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북한이 6일 또다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과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대미 압박용 카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당분간 비슷한 무기 시험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는 이날 북한이 쏜 발사체가 사거리를 억제한 이스칸데르급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랑 교수는 트위터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대압박' 캠페인은 미사일 방어를 무력화하거나 넘어설 새 단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더 자주 실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인용하면서 "그 새로운 길은 장거리 미사일들로 포장된 옛길"이라고 지적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국장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앞으로 도발 수위를 크게 높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북한이 한미군사훈련 중 미사일을 쏜 사례를 기억할 수 없다. 중국이 어떤 문제에 대해서든 당분간 미국에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김 위원장이 다소 대담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돕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김 위원장이 더 밀어붙일 수 있다. 이는 중국과의 유대 강화, 대륙간탄도탄(ICBM) 실험, 혹은 핵실험이 될 수 있다"면서 "(한반도 위기가 있었던) 2017년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발사체 발사 실험이 너무 빠른 간격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각 실험 사이에 실제로 얼마나 (결과를 반영해) 수정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최근 실험이 미사일 성능 개선보다는 대미 압박 목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스팀슨센터 소속 북한 전문가인 데이비드 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한 나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대해선 "(한미) 훈련이 계속되는 한 견인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기 힘들다. 실무협상이 재개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더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외교안보 분석업체 '스트랫포'의 로저 베이커 부대표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미국과 북한의 핵심적 역학 관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 있어 북한은 강대국 간 경쟁을 위한 (군사자산) 재집중을 방해하는 오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이 완화되면 미국은 한국에 있는 대규모 방위병력을 재평가하고 중국에 더 잘 대항할 수 있도록 병력을 재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북한의 비핵화가 이상적이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상호 간의 불신의 벽이 높다는 점이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베이커 부대표의 설명이다.
베이커 부대표는 "미국은 군사자산 재집중과 정권의 치적을 원하고, 북한은 현 정치체제를 포기하지 않은 채 고립에서 벗어나길 원한다"면서 "여기저기서 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이 이런 핵심적인 역학 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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