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댐 붕괴 우려' 불구 대피 거부한 주민에 비판 쏟아져

입력 2019-08-05 17:49
英서 '댐 붕괴 우려' 불구 대피 거부한 주민에 비판 쏟아져

잉글랜드 중부 댐 붕괴위기에 주민 대피…일부 주민 자택에 머물러

"댐 붕괴시 주민뿐 아니라 구조대 목숨도 위험 빠트릴수 있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잉글랜드 중부의 한 저수지 댐 붕괴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근 마을주민 중 일부가 경고를 무시하고 대피를 거부해 비판을 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지난 1일 잉글랜드 중부 더비셔 카운티 웨일리 브리지 마을 주민 6천여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수일간 폭우가 이어지면서 웨일리 브리지 마을과 맞닿아 있는 토드브룩 저수지 댐 벽면 일부가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1831년 지어진 토사 댐인 토드브룩은 수년 전 대대적인 수리를 받았지만, 계속된 폭우로 지나치게 수위가 높아지면서 문제를 일으켰다.

당국은 댐 벽면 붕괴를 막기 위해 현재까지 1천개가 넘는 홍수방지용 모래주머니와 538개의 골재 주머니 등을 투하한 뒤 콘크리트를 쏟아부었다.

아울러 펌프 22기를 동원해 물을 빼내는 한편, 저수지로의 물 유입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저수지 수면은 평상시 대비 3.8m가량 낮아지면서 유량은 56% 정도 들어찬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저수지에 사는 물고기 등을 고려해 물을 완전히 빼지 않고 25%가량 유지할 계획이다.

더비셔 수석 소방관인 테리 맥더못은 전문 엔지니어들이 레이저로 하루에 한 번 댐 벽면 안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심각한 굴절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저수지 주변 수문과 수로 역시 잘 관리되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문제는 댐 붕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대피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당국은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옷이나 약 등을 가져오고 애완동물을 데려올 수 있도록 지난 4일 잠깐 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간 이들 중 일부가 다시 대피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더비셔 경찰의 레이철 스완 부지서장은 "주택 22곳에 31명이 대피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댐이 무너질 경우 그들의 목숨뿐만 아니라 그들을 구해야 하는 긴급구조대의 목숨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완 부지서장은 나머지 주민들은 최대 1주일 정도 더 집에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만약에 대비해 10대의 구명보트를 저수지에 배치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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