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아이 지키려다 무참한 총격에 쓰러진 20대 엄마
살아남은 동생 "언니가 아이 안은 채로 넘어져…아이는 골절상에도 무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 주말 수천 명이 몰린 쇼핑센터를 피로 물들이게 한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월마트 총격 사건에서 25세 여성이 생후 2개월 된 자기 아들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총탄을 막아낸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엘패소 주민 리타 잼로스키(19)는 엘패소 유니버시티 메디컬 센터에서 병실을 기다리다가 2개월 된 조카가 골절로 치료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뼈가 부러진 갓난아이가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는 소식을 접한 기쁨도 잠시.
잼로스키에게는 큰 비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언니 조던 안촌도(25)가 전날 총기 난사 현장에서 자기 아들을 구하려다 총에 맞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조던 안촌도는 머리에 총탄을 맞고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잼로스키는 "아이의 뼈가 부러진 정황에 비춰 볼 때, 총소리가 나자 언니가 안고 있던 자기 아들을 보호하려고 본능적으로 넘어진 것 같다"면서 "언니가 아이를 품에 안고 넘어지는 바람에 아이의 뼈가 부러졌고 언니는 총탄에 맞은 상황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안촌도는 세 아이의 엄마로 알려졌다. 안촌도는 새 학기 개학(미국 9월 학기)을 앞두고 아이들 학용품을 장만하러 월마트에 들른 것으로 전해졌다.
잼로스키는 언니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형부 안드레 안촌도를 주말 내내 애타게 찾았다. 안드레는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잼로스키는 "언니가 아이의 목숨을 건져준 덕분에 조카는 지금 살아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엘패소 유니버시티 메디컬센터에는 애초 13명의 부상자가 후송됐다가 어린이 2명은 인근 아동병원으로 이송되고 현재는 11명이 병원에 부속된 델 솔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연령대는 35세부터 82세까지다.
한편 안드레아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암로) 멕시코 대통령은 엘패소 총격으로 멕시코 국민 3명이 숨졌다면서 희생자 중에는 멕시코·미국 국적을 모두 보유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마르셀로 엡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지금까지 멕시코 국적 부상자는 6명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엘패소는 멕시코 국경에 인접한 도시로, 국경을 넘으면 멕시코 치후아후아 주 시우다드 후아레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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