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로이 마늘축제 뒤 1주일 만에 또…총기 난사에 충격 빠진 美

입력 2019-08-04 06:59
수정 2019-08-04 11:56
길로이 마늘축제 뒤 1주일 만에 또…총기 난사에 충격 빠진 美

개학 준비하러 쇼핑객 몰린 월마트 등에서 발생…"표적 겨냥해 쏜듯"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토요일인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엘패소의 월마트 일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은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의 음식 축제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채 1주일도 안 돼 이번엔 중부에서 또 다른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터진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월마트와 시엘로 비스타 몰 일대는 엘패소의 중심가로, 현장에는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새 학기를 앞두고 등교 준비를 위해 쇼핑을 나온 사람들도 많았다.

美텍사스 월마트 총기참사로 20명 사망…"증오범죄 가능성 수사" / 연합뉴스 (Yonhapnews)

사건 당시 월마트 안에는 수천 명의 쇼핑객이 있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CNN이 입수해 공개한 사건 현장 동영상을 보면 월마트 건물 주변과 주차장에 총을 맞은 채 쓰러진 사람들이 여러 명 포착됐다.

쇼핑몰 내부에서 촬영된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한 사람이 가구 아래에 숨어 엎드려 있는 가운데 10발의 총격 소리가 또렷하게 들린다.

CNN에 출연한 한 전문가는 이 영상 속 총격음이 자동소총을 연사할 때처럼 연속적이지 않고 한 발씩 끊겨 들린다는 점을 들어 "용의자가 정확히 표적을 겨냥해 총을 쏜 것 같다"며 "끔찍하다"고 말했다.

개학을 앞두고 엄마와 함께 쇼핑을 나왔다는 재스민 샐러스(16) 양은 CNN에 "신발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직원이 매장 문을 닫았다. 매장 뒤쪽에서 20∼30분간 기다렸다"고 말했다.

사건이 터진 엘패소에서는 가족들이나 주민들이 서로의 생사와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와 메신저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피해자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NBC 뉴스는 최소한 19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으나, 텍사스 당국자는 지역 경찰로부터 총에 맞은 사람이 19명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CNN은 22명이 총격으로 지역병원에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 공식적인 피해자 통계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일부 보도대로 사망자 수가 19명에 달할 경우 지난해 2월 17명의 사망자를 낸 플로리다 스톤맨 더글러스고교의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가장 희생자가 많은 총격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엘패소 경찰서는 총격 사건 후 긴급히 헌혈이 필요하다고 공지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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