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대통령, 마약 자금 18억원 대선에 활용 의혹
美 뉴욕 검찰, 대통령 남동생 마약사건서 대통령을 '공모자'로 명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이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남부지검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남동생 안토니오 에르난데스의 마약 밀매 혐의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공모자'로 명시했다고 미국 스페인어 매체인 유니비시온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니비시온에 따르면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실명을 적시하지는 않은 채 "2013년 온두라스 대통령으로 선출된" 공모자4로 적었다.
44쪽 분량의 문서에서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과 동생, 페페 로보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층이 공모해 "자신들의 정치력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마약 밀매자금을 지렛대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2013년 대선 당시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엘파라이소 지역 시장이던 알렉산데르 아르돈에게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해 지역 정치인에게 뇌물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아르돈은 마약 자금 150만 달러(약 18억원)를 에르난데스 당선을 위해 썼다고 검찰은 밝혔다.
안토니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미국에 코카인을 밀수하려던 혐의로 마이애미에서 체포돼 내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2013년 대선 승리로 2014년 임기를 시작한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대통령의 연임 금지가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2017년 대선에 다시 한번 출마해 당선됐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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