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中대사 "악의적세력, 홍콩을 中체제공격 교두보 삼으려해"

입력 2019-08-03 12:02
주미中대사 "악의적세력, 홍콩을 中체제공격 교두보 삼으려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반대를 내걸고 시작된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현 상황에 '홍콩 내외의 악의적인 세력'이 개입돼있다고 비판했다.

추이 대사는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 최신호를 통해 "홍콩 내외의 악의적인 세력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최대의 위험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전했다.

추이 대사는 "이들은 (홍콩을) 중국 본토의 체제를 공격하고 중국 전역에 혼란을 촉발할 교두보로 삼으려고 한다"면서 "그들의 전략에서, 홍콩 700만 인구의 행복은 '쓰고 버릴 수 있는 장기판 졸(disposable pawn)'"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콩 사람들이 결국 보고 싶어하는 것은 중국이 활기를 되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이 대사는 또 '일국양제'에서 '하나의 국가'가 '두 개의 체제'에 우선한다면서 "'일국'에서 벗어난 '양제' 논의는 불법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시위대를 '과격파(radicals)'로 부르면서 "시위대가 입법회 청사 건물에 침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경찰관들을 폭행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일부 시위대가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기관인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 건물의 국가 휘장을 훼손한 것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국의 안정에 비슷한 공격이 가해지는 것을 목격했다면, 틀림없이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시도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3년부터 주미 대사로 근무 중인 추이 대사는 미국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일부 서방 정치인'이 홍콩 사람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SCMP는 추이 대사의 기고가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미국을 직접 겨냥해 중국은 홍콩 문제에 어떠한 외부 간섭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다음 날 공개된 데 주목했다.

양 정치국원은 2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등 일부 서방국 정부가 홍콩의 혼란한 상황에서 흑백과 옳고 그름을 바꿔서 홍콩 폭력 분자의 위법 행위를 선동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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