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유럽언론 "韓日 무역전쟁 발발" 신속보도(종합2보)
佛 레제코 "트럼프 미중 무역전쟁 하는 동안 아베도 한국과 긴장고조"
BBC 서울특파원발로 불매운동·시위 등 상세 소개
獨 슈피겔 "글로벌 공급망에 따라 독일 경제에도 타격 우려"
(유럽종합=연합뉴스) 유럽 언론들도 2일(현지시간)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을 신속히 전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프랑스의 경제일간지 레제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을 하는 동안 일본도 한국과의 긴장 고조에 나섰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아베가 트럼프처럼 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협상 시작에 앞서서 먼저 때린 것"이라는 한 전문가의 말을 소개했다.
레제코는 또 "일본의 태도는 군국주의로 한반도를 점령한 이후 비롯된 양국의 대결의 역사를 볼 때 또 하나의 부수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도 AFP통신을 인용한 온라인 기사에서 "두 나라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역사적인 갈등으로 관계가 악화해 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이번 조치를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일본 정부가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키로 한 결정을 서울특파원 견해 등을 넣어 상세히 소개했다.
BBC의 로라 비커 서울특파원은 "만약 당신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텔레비전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게 된다면 이 무역 분쟁이 원인일 수 있다"며 "한국 기술기업들은 전 세계 반도체와 전자기기 디스플레이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키로 한 일본의 결정은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수백만 명의 한국인들이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전국 여러 곳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한국 남성의 분신 소식, 여러 슈퍼마켓 등에서 일본상품 판매금지에 나섰다는 내용 등을 전하면서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비커 특파원은 이어 미국이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고 관계가 깊어지고 있는 러시아·중국 동맹과 대결하기 위해서는 한국 및 일본과 공동전선을 펼쳐야 하는데 이번 분쟁으로 인해 이러한 동아시아 파트너십에 균열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독일 언론도 일본이 끝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데 대해 관심 있게 보도했다.
슈피겔온라인은 "앞으로 한국 기업들은 일본의 관료주의에 더 적응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안보 파트너인 두 나라 간의 교역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두 국가의 안보 협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슈피겔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규제 조처는 글로벌 공급망과 독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독일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최대 뉴스통신사 ANSA도 일본 정부가 무역 관계에서 호혜적 대우를 해주는 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도쿄발로 타전했다.
ANSA는 이달 말 효력이 발생하는 이 조치로 한국 기업으로선 반도체와 휴대전화 액정화면, TV 등의 핵심 부품이 포함된 전략 물자를 수입할 때 일본 정부의 특별 인가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 조치에 따라 이미 날카로워져 있는 양국 외교 관계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매체 '아파리 이탈리아니'(affari Italiani)도 인터넷 홈페이지 상단에 게재한 관련 기사에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배제하자 한국도 반격을 개시했다며 일본의 행태를 비난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내용도 상세히 전했다.
양국의 강경 대응을 '무역전쟁'이라고 표현한 이 매체는 미·중에 이어 두 번째 무역전쟁이 발발함에 따라 아시아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를린 이광빈, 런던 박대한, 파리 김용래, 로마 전성훈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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