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란 듯…美 제재 대상 중국군 장군 최고계급으로 승진
리상푸 장비발전부장…시 주석, 건국 70주년 맞아 대규모 승진 인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중국군 장군이 최고 계급인 상장(上將)으로 승진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해방군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해방군 상장 승진 기념식이 개최됐다.
우리나라의 대장에 해당하는 상장은 중국 인민해방군을 총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맡는 시진핑 주석을 제외하고는 중국군에서 가장 높은 계급이다.
특히 이날 상장으로 승진한 중국군 장군 가운데는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 리상푸(李尙福·61) 부장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9월 미국 정부는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한 것이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것이라며,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와 그 책임자인 리상푸 부장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은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거래한 나라에도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
당시 제재에 따라 리상푸 부장은 미국 비자 발급, 미국 금융 시스템 이용, 미국 관할권 내 자산 보유 등이 모두 금지됐다.
시 주석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리 부장을 상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미군에 맞설 수 있는 강군 건설을 내세우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장 승진 인사 규모 10명은 지난 2012년 말 시 주석의 집권 후 최대 규모였던 2015년 10명 상장 승진과 같은 규모이다.
2015년에는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으며, 올해 승진 인사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군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상장 승진 인사가 없었다.
올해 상장으로 승진한 10명 가운데는 육군, 해군, 공군, 무장경찰 등의 정치위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에 상장으로 승진한 정허 인민해방군국방대학 학장과 안자오칭 무장경찰 정치위원은 시 주석에게 충성을 다하는 최측근이라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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